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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권력이란 무엇인가, 권력에 대한 고찰

by 비케이(bk) 2022.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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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

1. 책을 읽게 된 계기

이 책을 처음 읽게 된 것이 아마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인 것 같습니다. 그때 정치와 권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다큐멘터리로 나왔던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었는데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보다 더 자세한 내용들을 알 수 있어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책장을 정리하다가 다시 이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 책의 내용을 요약하고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2. 권력이란 무엇인가 : 내용 요약

책은 권력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최후의 권력을 찾는 모험을 시작합니다.

1장 :잃어버린 권력을 찾아서

그 시작은 감곡마을 할머니들의 이야기였습니다.

경남 의령군 낙서면에 위치한 감곡마을은 겨우 열다섯 가구가 살고 있는 아담한 농촌 마을입니다. 마을 주민은 총 24명, 그중 13명이 할머니들입니다. 할머니들은 마을에 매점을 만들기 위한 궁리를 하고 계십니다. 여느 마을과는 다르게 감곡마을 할머니들은 마을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십니다. 그 배경에는 배수장 쟁취 사건이 있었습니다. 할머니들은 그 사건을 계기로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당당히 이야기하며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후 적극적인 참여로 마을에 첫 여성 이장이 선출되기도 하고, 이장을 중심으로 할머니들은 매점 설치 요구를 위해 군수를 찾아갑니다.

2장 :왕과 나

이후 책은 감곡마을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잠시 접어두고 현재까지 존재하고 있는 절대왕정의 왕들을 만나러 떠납니다. 책은 그들의 모습을 통해 원시 권력의 형태가 어떤 방식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이 챕터에서는 3명의 왕들이 등장합니다.

첫 번째, 아프리카의 마지막 왕인 스와질란드 왕 "음스와티 3세" : 모잠비크와 남아공에 인접한 인구 130만의 스와질란드는 우리나라 경상도만 한 크기의 작은 나라입니다. 국민 대부분이 여전히 빈곤에 허덕이고 있으며, 에이즈 감염률 세계 최고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나라입니다. 1986년 선왕인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음스와티 3세는 18살이란 어린 나이에 국왕이 됩니다. 그는 어느새 40대의 노련한 수장이 되었습니다. 그의 집권 후에도 여전히 나라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지만 스와질란드 국민들에게 그는 여전히 존경스러운 존재입니다.

이런 배경에는 축제가 있었습니다. 스와질란드는 수많은 축제들이 열리기로 유명합니다. 스와질란드에서는 다양한 축제가 시민종교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축제에 참가함으로 인해 하나 됨을 느끼고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 희망을 봅니다. 왕권은 이런 식으로 계속 유지됩니다.

스와질란드는 또한 "틴쿨라"라고 하는 독특한 정치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틴쿨라는 군주제와 민주주의를 합하였다고 해서 군주 민주주의라고도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허점을 가진 제도이지만 틴쿨라는 진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왕의 생각이 담겨있습니다. 스와질란드 왕 음스와티 3세는 아래로부터의 권력을 지지합니다. 물론 그런 생각을 의심케 하는 여러 스캔들이 있었지만 말입니다.

두 번째, 브루나이 술탄 "하사날 볼키아" : 보르네오 섬 북서 해안에 위치한 브루나이는 인구 40만의 작은 나라지만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부자 나라입니다. 이곳에선 평생 집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55세에 은퇴하고도 12명의 자녀를 키우는데 부족함이 없고, 명절이면 1인당 90만 원씩 용돈이 지급됩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모든 학비가 무료인 데다가 유학마저 공짜로 보내줍니다. 900원만 내면 모든 질병을 고쳐주고, 해외 원정 치료까지 가능한 나라. 바로 브루나이가 이런 나라입니다. 브루나이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9000달러입니다. 이런 배경에는 1960년대부터 급성장한 석유산업이 있습니다. 국가의 재산과 왕의 재산을 구분하지 않는 브루나이에선 왕이 모든 국부를 소유하고 모든 예산을 집행했습니다. 1980년대 볼키아 국왕은 세계 최고 갑부라는 칭호를 얻기에 이릅니다. 엄청난 부와 적은 인구 덕에 브루나이 국민들은 아시아 최고 수준의 안락한 생활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윤택한 삶을 살게 된 국민들은 술탄과 왕실에 무한한 애정과 충성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술탄의 오일머니는 국민들을 통치하는 강력하고 든든한 토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돈만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왕은 명절 3일 동안 13만 명의 국민들과 직접 악수를 하고 용돈을 주는 행사를 진행할 만큼 민심을 품으려는 노력을 부단히 하고 있습니다. 만약 자원이 고갈된다면 권력이 유지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품은 채 브루나이 왕의 이야기는 끝납니다.

세 번째, 부탄의 "지그 멜 카이사르 남기엘" 왕 : 부탄은 '행복의 나라'라는 수식어로 더 많이 알려진 나라입니다. 부탄은 1대 국왕 우겐 왕추크를 시작으로 현 국왕인 5대 카이사르 남기엘 와 추크까지 100년 동안 군주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 부탄 국왕은 중대한 발표를 했습니다. 바로 부탄 왕실이 모든 정치권력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왕실은 권력을 내려놓았지만 오히려 그를 통해 여전히 국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부탄 국왕은 검소한 집에서 국민들과 소통하며 지내고 있으며, 여전히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이 3명의 왕들을 통해 결국 모든 왕들이 두려워한 것은 민심이라고 이야기합니다.

3장 :금권 천하

과거의 권력을 살펴본 후, 책은 인류 최초로 공화국이라는 새로운 권력을 이끌어낸 미국의 타락상을 고발합니다. 금권 천하라는 제목 그대로 미국에서 돈이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사례가 소개됩니다.

1. 오바마케어를 둘러싼 갈등 :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나라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의료체계에 있어서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형편이 없다고 합니다. OECD 국가 중 1인당 의료보험 지출이 가장 많지만 공공의료 보험 보장 비율이 가장 낮은 나라. 이것이 미국의 현실입니다. 책은 이러한 미국의 의료보험체계가 특정 이익집단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로비스트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고발합니다. 돈과 권력의 결탁은 결국 특정 이익집단만을 대표할 뿐 대다수 국민들이 고통 속에서, 충치로 목숨을 잃어가는 것은 나 몰라라 하는 미국이란 사회를 만들었습니다.

2. 시카고 공립학교 폐쇄 사건 : 2013년 6월, 시카고 시는 전체 공립학교의 약 10%에 달하는 50개 공립학교를 일시 폐쇄했습니다. 학교 폐쇄는 큰 폭으로 진행 중에 있습니다. 총 681개 공립학교 중 109개 학교가 폐쇄 대상에 올라 있습니다. 폐교 대상 학교 대부분이 빈곤층 거주지역이라서 학교 폐쇄는 곧 빈곤층 차별이라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편, 책에서는 알렉(ALEC)이란 단체가 등장한다. 알렉은 작은 정부와 자유시장 확대를 목표로 활동하는 단체로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이 크고 힘이 센 단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렉은 스스로 비영리 자선단체로 규정하고 있지만, 그간의 활동으로 볼 때 분명한 로비단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외부의 공통의견이라고 합니다.

최근 알렉의 주된 관심사는 공교육의 민영화이며, 시카고 공립학교 폐쇄 사건은 그들과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알렉은 "자유시장"에 대한 맹신을 바탕으로 그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위해 로비하고 있습니다. 책은 1%의 자유가 99%의 자유를 억압했다고 비판합니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돈 없이는 정치가 불가능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책은 이런 미국이 바뀌려면 시민들이 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4장 :피플, 최후의 권력

책은 우리의 행복에 이바지하는 권력이 진짜 권력이라는 명확한 사실을 인식할 때, 권력은 1%가 아닌 99%를 위한 것이 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은 사례를 통해 이를 증명합니다.

1. 봉사의 정치, 직업의 정치 :산마리노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공화국입니다. 산마리노에서는 2명의 집정관이 6개월마다 선출되고 재임기간인 6개월간 국가의 중대 정책에 서명하고 책임을 집니다. 이 나라에서는 집정관은 권력을 가진 사람이 아닙니다. 산마리노의 집정관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작은 국가에서는 시민 사회의 테두리 안에서 정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즉 일반 시민에게 공공 및 정치의 권한을 부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민주주의의 주인공은 언제나 시민이어야 합니다.", "산마리노의 정치는 돈을 위해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곳에 직업 정치인은 없습니다. 산마리노의 정치는 오로지 봉사하는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고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것입니다." 이후 책은 3명의 산마리노 현직 국회의원을 소개합니다. 그들의 직업은 슈퍼마켓 점원, 세탁소 주인, 수공예 업 종사자입니다. 그들은 일상을 영위하며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소통하고 문제점을 파악합니다. 산마리노 국회의원들은 신분에 따른 특권을 누리는 것을 거부하며, 실제로도 특권이라 할 만한 권리가 거의 없습니다. 그들에게 권력의 목적은 시민에 대한 봉사, 그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2. 소통과 협력의 길 : 이어서 성북구청장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시장 인근의 쉼터 설치에 대한 시장 측 사람들과 주변 주민들 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가 문제였습니다. 구청장은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주민 참여를 통해서 올바른 해결책을 찾는 것이 권력의 올바른 역할이라고 믿었습니다. 책은 주민참여를 통해 주민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을 우선적으로 채택하기 위한 성북구청장의 실험에서 직접 민주주의의 단면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한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스위스의 작은 도시 글라루스로 향합니다. 란츠게마인데는 1년에 1번 열리는 스위스 글라루스의 주민총회입니다. 란츠게마인데 현장에서 이 마을 주민들은 모두 직접 투표하며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고 있었습니다. 권력은 지키고 돌보지 않으면 타인에 의해 언제라도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을 글라루즈 주민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책은 직접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기 위한 노력을 우리 주의에서 다시 한번 찾고 있습니다. 바로 그곳은 서울에 위치한 한 아파트의 주민자치현장이었습니다. 총 2001 세대, 25개 동 규모로 이루어진 석관동의 한 아파트. 이곳에는 주민들의 투표로 선출된 15명의 동대표가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2년간 아파트 정치의 최전선에서 입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이곳의 입주자 대표 회의는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안방으로 전해집니다. 회의 내용 전체가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입니다. 아파트 관리소를 열다섯의 동대표들이 감시하고 동대표들은 다시 입주민들의 감시를 받는 방식입니다. 이번 사례를 통해 책은 국민이 권력의 주인이 되었을 때 삶에 변화가 일어난다고 이야기합니다. 끊임없이 지켜보고 참여할 때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은 그 권력의 주인인 국민을 위해 쓰일 것이나 국민이 무관심할 때 권력은 영영 주인의 손을 떠나고 말 것이다라고 이야기합니다.

3. 감곡 할머니들 이야기 :마지막으로 책은 다시 감곡 할머니들의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군수와의 면담을 위해 먼 길을 나섰던 할머니들은 그날 결국 군수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군수를 만났다고 해도 별 차이가 없었을 것이란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었습니다. 할머니들은 머리를 맞대고 궁리했습니다. 그 결과 매점에 대한 할머니들의 요구가 세간의 관심을 끌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소수라는 사실에 주목하게 됩니다.

이장과 할머니들은 마을의 여론 수렴을 위해 서명운동에 돌입합니다. 할머니들은 매점 설치가 감곡마을이 아닌 낙서면 사람들을 위한 것임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낙동강 종주 자전거 길이 만들어지면서 자주 찾아오는 외부사람들을 위해서도 매점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렸습니다. 결국 할머니들은 의령군수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꼼꼼히 들은 군수는 긍정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이야기합니다. 할머니들의 행동은 결국 마을에 매점이 설치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할머니들은 권력은 우리 손안에 있음을 몸소 보여 주었습니다.

느낀 점

권력은 결국 우리의 행복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모든 진리는 너무나도 간단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행동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저만해도 늘 정치판을 욕하기만 했지 진짜 나서서 무언가 행동을 한 적이 없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얼마 전 신문기사를 통해서 우리나라에도 젊은 정치인들이 나와야 한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32살의 스웨덴의 젊은 교육부 장관부터 시작해서 요즘 세계에서는 젊은 정치인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기사를 읽어보니 세계적으로 부는 정치 열풍에는 그만한 기반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그런 나라들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이 정치를 배우고 몸으로 접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오로지 공부뿐이지 관심이 없다면 정치를 제대로 접하고 배울 기회가 없는 것 같습니다. 고작해야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나오는 상황들과 비슷한 일들을 겪으면서 권력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우리나라가 보다 진보하려면, 그 옛날 YS와 DJ 같은 혈기 넘치는 젊은 정치인들을 보다 많이 배출하려면 교육에서부터 변화가 일어나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낍니다. 정치는 우리 생활이랑 뗄 수 없다. 그러나 저 조차도 몇 개월 전만 해도 정치하는 사람들은 그저 자기 욕심 챙기기에 바쁜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정치 자체마저도 외면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행동인지를 이 책이 일깨워주었습니다. 권력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 권력이 잘 작동하려면 우리는 꾸준히 정치에 관심을 갖고, 우리 대변인들을 감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행동해야 합니다. 늘 그렇듯 행동하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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