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킥보드 : 킥보드 계의 명품?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님들이라면 누구나 "마이크로킥보드"에 대해서 알고 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동네에서 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이 "마이크로킥보드" 혹은 "21세기 킥보드"를 타고 다니더라구요.
그런데 이 2가지 킥보드가 가격 차이가 많이 납니다. 마이크로킥보드는 유아 킥보드계에서는 "명품(?)"처럼 느껴진다고 해야할까요? 아무큰 엄청 비쌉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마이크로 킥보드는 미니 기준으로 16만 5천원입니다.
반면 경쟁제품(?)인 21세기 킥보드의 경우에는 미니 기준으로 6만 5000원입니다. 절반 가격 이상이 차이가 납니다.
저희집 아이도 첫 킥보드로 마이크로미니를 구매해주었습니다. 10만원이 넘는 가겨이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부모 마음이란게 우리 아이에게는 좋은 것만 해주고 싶더라구요. 그런데 문득, 마이크로 킥보드 가격이 정말 합리적인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특히 이런 저런 액세서리들의 사악한 가격을 보면 지갑을 열다가도 멈칫하게 됩니다.
21세기 킥보드와 비교하면 마이크로킥보드가 훨씬 가볍고, 컨트롤은 편하다고 하지만 과연 그렇게까지 가격이 차이나는게 맞는 것일까? 한 번쯤 생각해 보신 적 없으신가요?
저는 이게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재무제표를 뜯어보다가 재밌는 사실들을 알게 되어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마이크로킥보드 비싼 값어치를 하는 걸까? - 마이크로킥보드 이익률
1. 마이크로킥보드 판매처는 어디?
마이크로킥보드 사이트에 들어가서 가장 하단을 보면 법인명이 나옵니다.
마이크로킥보드를 수입해서 국내에서 팔고 있는 곳은 "(주)지오인포테크 이노베이션"이라는 회사였습니다.
전자공시사이트에서 지오인포테크이노베이션 재무제표를 확인했습니다. 다행히 외감법인이라서 2021년도 감사보고서가 검색이 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감사의견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적정이었습니다. 문제 없다는 뜻이죠.
이후에 재무제표를 뜯어보았는데, 여기 돈을 엄청나게 잘 벌고 있습니다. 우리 엄빠들의 돈이 다 여기로 흘러가는 것 같았습니다.
2. 마이크로 킥보드 팔면 얼마나 남을까?
마이크로킥보드 1대를 팔면 얼마나 남을까요?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손익계산서를 통해서 대략적으로 추정이 가능했습니다.
13기가 21년도, 12기는 20년도, 11기는 19년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위의 손익분석자료에서 보면 11기에서 20기로 넘어가면서(오른쪽->왼쪽) 매출액이 미친듯이 성장하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매출액이 19년 127억원에서 13기 242억원으로 2년동안 2배 가까이 성장을 했습니다.
매출총이익률은 물건 1개 팔아서 얼마 남았는지를 나타내는데 여기 총이익률이 55% -> 56% -> 63%로 점점 증가했습니다. 원가 대비 비싼 가격에 팔고 있다는 말이죠.
영업이익률은 직원들 급여, 로열티비용, 광고비 등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회사가 얼마나 벌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영업이익은 19년에는 적자였으나 20년에 39억원, 21년에는 53억원까지 올라왔습니다.
영업이익률도 20% -> 22%로 점점 증가하는 모양을 보여주네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마이크로 킥보드 팔아서 20%정도를 남긴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요.
킥보드 1대에 16만원으로 잡으면 1대 팔면 다 떼고 3만2천원씩 남는 거네요.
53억원을 3만2천원으로 나누어 보니 약 165000대로 계산이됩니다. 1년에 16만 5000대?를 팔았을까요? 아마 그건 아닐 것 같지만 그래도 엄청나게 팔았다는 느낌은 들었습니다.
3. 마이크로 킥보드 판매처가 상장사의 자회사였다?!
회사 개요 부분을 보니 "주식회사 에이치피오"라는 곳이 21년부터 최대주주가 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찾아보니까 이 에이치피오라는 회사가 상장사더라구요. 여기 공시내역을 보니까 기존의 투자자였던 "워터베어케이프제일호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게 152억원을 주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주식 22,609주를 모두 사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영역 확대 및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확보를 목적으로 말이죠. 2021년 12월 31일에 말이에요.
"워터베어케이프제일호신기술사업투자조합"은 재무제표 주석을 확인해 보니, 회사에 대한 신주인권부사채와 우선주를 들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신주인수권을 행사에서 주식을 발행하고 배당도 챙기고 주식을 팔아서 투자금까지 모두 회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추측하건데 2021년 배당금 46억원 중에서 40%면 18억원 정도를 배당을 챙긴것 같고, 주식 팔아서 152억원을 챙겼으니 170억원정도를 챙긴 것 같네요.
아무튼 2022년부터는 에이치피오라는 회사의 자회사로 연결범위에도 포함된 것 같습니다. 마이크로킥보드가 잘 팔리면 이제 이 회사 주가에도 영향을 주려나 모르겠습니다. 회사는 킥보드랑은 전혀 상관없는 건강식 회사이지만요.
마무리
킥보드 팔아서 얼마나 남길까 싶었는데 많이 벌고 있었습니다.
사소한 궁금증에서 시작한 건데 생각보다 재무제표를 보다 보니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었네요. 다음번에도 궁금한 회사에 대해서 확인해 보고 재밌는 이야기가 있으면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다른 재무제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이전에 쓴 글들도 읽어보세요.
제 글이 조금이나마 즐거움 혹은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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